먼저 결론
9월 15일 미국 상원에서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을 확인한 뒤에도 나는 코인베이스(Coinbase)의 핵심 포지션을 팔지 않았다. 오히려 부결과 주가 하락을 확인한 뒤 추가매수했다. 그렇다고 부결 뒤 갑자기 확신이 생겨 처음 진입한 거래는 아니다. 표결 전부터 부결 가능성을 열어 두고 분할매수했고, 결과가 확인된 뒤에도 기존 투자 논리가 깨졌는지를 다시 점검한 다음 비중을 더했다.
- CLARITY Act의 지연은 Coinbase에 분명한 악재다.
- 그러나 이번 표결은 법안 자체를 최종 부결한 표결이 아니었다.
- 나는 법안 통과만을 전제로 한 일시 매수가 아니라 표결 전부터 가격을 나눠 매수했다.
- 부결 직후의 하락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예상했던 정책 위험이 실제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추가매수했다.
-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는 이미 GENIUS Act라는 별도 축에서 진행되고 있다.
- 미국 부채와 달러 패권 문제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단기 국채의 추가 수요처가 될 가능성이 있다.
- 11월 3일 중간선거 전까지 디지털자산 정책이 다시 정치 의제로 부각될 시간도 남아 있다.
결국 나는 법안 하나의 성공에 베팅한 것이 아니라, 부결 가능성을 포함해도 남아 있는 여러 축의 기대값에 투자했다. 표결 전에는 가격을 나눠 샀고, 부결과 하락 뒤에는 악재가 논리를 완전히 깨뜨렸는지 확인한 다음 추가로 샀다. 다만 이 판단은 장기 확신과 별개로 큰 변동성을 감수하는 거래다. 중간 매도와 재매수도 법안 결과를 예측하기보다 포지션 집중도를 조절하는 리스크 관리로 사용했다.
무엇이 실제로 부결됐나
정확히 말하면 9월 15일 상원에서 부결된 것은 CLARITY Act 본안의 최종 가결 여부가 아니다. 상원이 H.R. 3633 심의로 넘어가기 위한 토론 종결, 즉 클로처 절차표결이었다. 결과는 찬성 49표, 반대 50표였고 필요한 기준은 상원의 5분의 3이었다.
따라서 “법안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쓰는 것도, “곧 다시 통과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둘 다 과하다. 현재 형태로는 초당적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남은 회기에서 수정안이나 새로운 절차를 통해 다시 다룰 가능성은 법적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11월 3일 중간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실제 처리 일정은 빠듯해진다.
이번 실패의 원인을 단순히 반(反)가상자산 정서로만 보기도 어렵다. 논쟁에는 소비자 보호, 불법금융, 주 정부의 집행 권한, 현직 정치인의 가상자산 이해충돌 문제가 함께 얽혀 있었다. 이 쟁점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표결을 다시 해도 같은 숫자가 반복될 수 있다.
내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한 표 차이로 아깝게 졌다”가 아니다. 클로처에는 60표가 필요했으므로 실제로는 통과선에 11표가 부족했다. 이것은 가벼운 악재가 아니다. 다만 악재의 성격이 ‘산업 전체의 제도화 종료’가 아니라 ‘시장구조 법안의 일정 지연과 불확실성 확대’라고 구분했다.
왜 부결 전부터 분할매수하고, 하락 뒤 더 샀나
공개된 투자 기록처럼 나는 9월 8일부터 17일까지 여러 차례에 나눠 샀다. 일부는 표결 전에, 일부는 부결과 하락을 확인한 뒤에 매수했다. 표결 결과가 나온 다음 방향을 확인하고 한 번에 들어간 것도, 표결 전 한 번의 가격에 전부 베팅한 것도 아니다. 첫째, 정치적 표결 결과를 내가 정확히 맞힐 수 없다고 봤다. 둘째, 내 투자 논리가 클래리티 법안 하나에만 매달려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9월 17일의 한 차례 매도도 법안 부결 때문에 포지션 전체를 정리한 행동은 아니었다. 공개 주식 보유에서 COIN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관리하기 위한 조정이었다. 투자 논리가 맞더라도 진입 가격과 비중이 나쁘면 계좌는 버티지 못한다. 나는 핵심 포지션을 유지하면서도 매수 가격과 집중 위험을 낮추기 위해 일부를 사고팔았다.
부결 뒤 추가매수한 이유는 가격이 떨어졌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표결 전의 불확실성 하나가 실제 결과로 바뀌었고, 그 결과가 시장구조 법안의 지연이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Coinbase의 사업 기반 전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같은 논리라면 더 낮아진 가격에서 기대수익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사업 논리까지 훼손됐다면 하락은 매수 기회가 아니라 손실 확대의 신호였을 것이다.
이번 거래에서 내가 관리하려 한 위험은 세 가지였다.
- 60표를 얻지 못하는 정치적 위험
- 표결 직후 비트코인과 관련주가 동시에 흔들리는 상관 위험
- 공개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COIN 비중이 매우 높아지는 집중 위험
사이트에 표시되는 비중은 현금을 제외한 공개 주식 보유 내 비중이다. 그렇더라도 집중도가 높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부결 뒤에도 팔지 않고 추가매수했다는 것은 “위험이 없어졌다”는 선언이 아니다. 이미 분할매수 과정에서 부결 가능성을 감안했고, 확인된 악재와 하락한 가격을 함께 놓고 봤을 때 남아 있는 보상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그래도 보유하고 추가매수한 첫 번째 이유: CLARITY가 전부는 아니다
CLARITY Act는 SEC와 CFTC의 역할, 디지털자산의 발행·거래 규칙을 더 오래 지속될 법률로 정리하려는 법안이다. Coinbase 같은 미국 거래소에는 매우 중요하다. 통과되면 규제 비용과 상품 출시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고, 실패하면 행정부와 규제기관의 해석 변화에 더 많이 노출된다.
하지만 미국의 디지털자산 정책은 이 법안 하나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지급형 스테이블코인 규칙을 만든 GENIUS Act는 2025년 7월 이미 법률이 됐고, 2026년에는 재무부의 시행 규정 작업이 진행됐다. CLARITY의 지연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까지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아니다.
상원 은행위원장도 표결 직후 의회 입법 전까지 SEC와 CFTC가 규칙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것이 Coinbase에 최선의 시나리오는 아니다. 규제기관의 정책은 다음 행정부에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법안 실패 = 미국 시장의 모든 규제 진전 중단”으로 연결하는 것도 맞지 않다.
두 번째 이유: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부채의 해결책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 경로다
미국 부채 문제를 스테이블코인이 해결한다고 쓰고 싶지는 않다. CBO는 2026년 미국의 대중 보유 연방부채를 GDP의 101%, 2036년에는 120% 수준으로 전망한다. 2026년 순이자 지출도 1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규모의 재정 문제는 스테이블코인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내가 보는 연결고리는 더 좁다. GENIUS Act는 지급형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으로 현금과 단기 미 국채 등을 요구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늘면 발행사는 그만큼 준비자산을 더 보유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단기 국채 수요가 늘 수 있다.
미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Tether와 Circle의 자산에서 미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기준 53%였고, 두 회사의 T-bill 보유액은 2022년 이후 약 700억 달러 증가했다. 동시에 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보유한 국채가 전체 국채의 1% 미만이라는 점도 적었다.
그래서 내 논리는 다음과 같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부채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다. 다만 달러를 인터넷 위에서 유통시키고, 특히 해외의 신규 달러 수요가 유입될 경우 단기 국채의 추가 구매자를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은행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에 있던 돈이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겨간다면 국채의 순수한 신규 수요는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 이 반대 가능성까지 포함해야 논리가 완성된다.
세 번째 이유: 그 수요가 Coinbase 실적으로 연결되는 구조
Coinbase는 Circle과의 계약을 통해 USDC 준비자산에서 발생하는 순수익의 일부를 받는다. Coinbase 플랫폼 안에 보관된 USDC 잔액뿐 아니라, 일정 비용을 뺀 전체 생태계 수익의 일부도 배분받는 구조다. 따라서 USDC 사용량과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거래 수수료 외의 수익원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일방향 호재가 아니다. Coinbase의 2026년 2분기 10-Q에서 평균 USDC 잔액은 사상 최대였지만, 낮아진 평균 금리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2분기 기준 금리 하락에 따른 감소분은 5,590만 달러였고, USDC 잔액 증가가 이를 일부 상쇄했다.
즉 내가 보는 식은 단순히 USDC 증가 = COIN 상승이 아니다.
USDC 유통량과 Coinbase 내 잔액 증가 × 준비자산 수익률 × Coinbase의 배분 조건
금리가 내려가면 같은 USDC 잔액에서도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잔액과 결제 사용량이 금리 하락보다 빠르게 늘면 전체 수익은 방어될 수 있다. 앞으로는 USDC 시가총액만 보지 않고 Coinbase 내 평균 잔액, 스테이블코인 수익, 금리 민감도를 함께 볼 생각이다.
네 번째 이유: 중간선거 전 정책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
미 연방선거위원회가 안내한 2026년 연방 총선거일은 11월 3일이다. 9월 16일 기준으로 선거까지 약 7주가 남아 있었다. 디지털자산 산업의 정치 후원과 유권자 관심이 커진 만큼, 후보와 정당이 규제·소비자 보호·스테이블코인·시장구조를 계속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이것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내 정책 기대다. 선거가 가까워진다고 법안이 자동으로 통과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협상 시간이 줄고 정치적 대립이 강해져 표결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나는 중간선거를 목표 가격의 근거가 아니라, 정책 뉴스가 이어질 수 있는 시간표로만 사용한다.
CLARITY가 다시 표결에 올라 통과되면 좋은 추가 촉매다. 하지만 보유의 필수 조건으로 두지 않았다. 다시 투표할 수 있는 제도적 가능성과 실제로 60표를 모을 정치적 가능성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코인 4년 주기는 여전히 보조 근거다
이전 글에서 썼듯 코인 4년 주기는 내 핵심 근거가 아니다. 반감기 이후의 유동성과 심리 변화는 시장 참여자가 보는 공통 서사지만, 표본이 적고 매 사이클의 금리·ETF·기관 수요·규제 구조가 다르다.
이번 분할매수·추가매수와 보유 판단에서 4년 주기는 “약세 구간의 어디쯤인가”를 생각하는 보조 틀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세 가지였다.
- 정책 악재가 실제 표결 결과로 확인됐다는 점
- GENIUS Act와 USDC 수익 구조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
- 선거 전 정책 기대가 다시 붙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점
4년 주기만 믿었다면 왜 표결 전부터 나눠 샀고, 왜 부결과 하락 뒤에도 핵심 포지션을 유지하며 추가매수했는지 설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적·가이던스·매크로에서 확인할 것
이번 판단 이후에는 서사보다 숫자로 검증할 생각이다.
- 실적에서 플랫폼 자산과 월간 거래 이용자가 함께 회복하는가
- 거래 수익이 반등하지 않아도 구독·서비스 수익이 버틸 수 있는가
- 평균 USDC 잔액 증가가 금리 하락 영향을 넘어서는가
- 회사의 비용 가이던스와 주식보상비용이 매출 성장보다 빠르게 늘지 않는가
- 매크로 환경에서 비트코인 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악화되지 않는가
- CLARITY 논의가 실제 수정안·재표결·규칙 제정 중 하나로 구체화되는가
이번 판단에 13F는 넣지 않았다. 기관의 분기 말 보유내역은 늦게 공개되고, 이번 표결 전후 며칠의 분할매수와 비중 관리를 설명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틀렸다고 판단할 조건
- CLARITY 지연이 다른 규제 후퇴로 번지고 미국 내 상품 출시가 실질적으로 막힐 때
- USDC 잔액은 늘어도 금리 하락과 배분 비용 때문에 Coinbase의 스테이블코인 수익이 계속 감소할 때
- 비트코인 반등에도 플랫폼 자산·이용자·거래 매출이 회복되지 않을 때
- 중간선거 기대가 구체적인 정책 변화 없이 소진될 때
- 추가 하락의 원인이 단순한 표결 충격이 아니라 실적·유동성·시장점유율의 구조적 악화로 확인될 때
- 포지션 집중도가 커졌는데도 “장기 투자”라는 말로 비중 조절을 피하게 될 때
CLARITY가 다시 통과되면 좋다. 그러나 통과 가능성만 믿고 버티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보유와 추가매수의 핵심은 낙관이 아니라, 부결 가능성을 감안해 미리 나눠 사고 실제 부결과 하락 뒤에도 남은 논리와 가격을 다시 계산했다는 데 있다.
